미국의 민간투자(PPP, P3) 이야기/분야 : 분야별로 뭐가 다른가

#67- 민간의 데이터센터·전력망에 왜 정부가 P3로 들어갈까?

foweuniverse 2026. 8. 30. 00:36
반응형

 

- 민간자본이 충분한 데이터센터·전력망에 왜 정부가 P3로 들어갈까요? Portsmouth AI 캠퍼스, DOE 송전촉진프로그램(TFP), Virginia 데이터센터 전력요금 사례를 통해 부지·인허가·초기계약·전력망 비용 같은 병목을 정부와 민간이 어떻게 나누는지 살펴봅니다. -

※ 본문의 원화는 사례 비교를 위해 $1=1,400원으로 단순 환산했습니다. 실제 사업 당시 환율과는 다릅니다.


#66에서는 조금 낯선 P3를 봤습니다.

시청에는 통행료가 없었지만 Long Beach시는 40년 동안 Service Fee(서비스지급금)를 지급했습니다. UC Merced에서는 Availability Payment(AP·가용성지급금)가 있었고, Carlsbad에서는 30년 Water Purchase Agreement(WPA·물 구매계약)가 금융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정부나 공공기관이 장기 Cash Flow(현금흐름)를 만들고 민간은 그 현금흐름을 담보로 Debt(부채)와 Equity(자기자본)를 조달하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데이터센터로 넘어오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Microsoft, Google, Amazon, Meta 같은 기업은 정부가 AP를 지급하지 않아도 수십억 달러를 투자합니다. 발전회사와 송전사업자도 충분한 고객과 장기계약이 있다면 스스로 금융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부가 왜 P3로 들어갈까요?

필자도 처음에는 이 질문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민간이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이라면 굳이 정부가 끼어들 이유가 없는 것 아닌가?

 

자료를 따라가다 보니 지금 미국에서 나타나는 문제는 민간자본 자체의 부족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돈을 투자할 기업은 있습니다. 수요도 있습니다.

그런데 5GW, 10GW짜리 데이터센터를 실제로 짓기 시작하려면 대규모 부지부터 전력, 발전소, 765kV 송전선, 가스관, 환경정화, 여러 기관의 인허가가 거의 동시에 준비돼야 합니다.

그중 하나라도 막히면 수십조원의 민간투자가 움직이지 못합니다.

이게 바로 최근 미국에서 P3가 새로운 분야로 확장되는 이유입니다.

정부가 민간의 수익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민간만으로는 풀기 어려운 병목을 제거하는 쪽으로 역할이 바뀌고 있습니다.


AI가 데이터센터를 ‘건물’에서 ‘에너지 인프라’로 바꿨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데이터센터 정책을 이야기하면 부지와 세금이 먼저 나왔습니다.

지금은 전력이 먼저입니다.

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oratory, LBNL(로런스버클리국립연구소)의 최신 분석은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소비가 2030년 649TWh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봅니다. 미국 전체 전력소비의 "11.8%"입니다. 시나리오에 따라서는 "9.5~15.3%"까지 올라갑니다. (BIES)

 

전력소비의 10% 이상을 하나의 산업이 차지한다면 데이터센터 유치정책은 더 이상 건축허가나 산업단지 문제라기보다는 전력계통 의 정책문제가 됩니다.

실제로 2026년 8월 Reuters는 미국의 Grid Bottleneck(전력망 병목)이 심해지면서 기업들이 전기요금을 조금 아끼는 것보다 Energy Certainty, 즉 필요한 시점에 전력을 실제로 확보할 수 있다는 확실성을 더 중시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자체발전이나 Behind-the-Meter Power(계량기 뒤편의 현장발전)를 확대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Reuters)

 

민간사업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데이터센터에 $10B(약 14조원)를 투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2029년에 2GW를 실제로 공급받을 수 있습니까?”

 

발전사업자는 반대편에서 묻습니다.

“데이터센터가 정말 들어온다는 구속력 있는 계약이 있습니까? 그래야 발전소와 송전망에 먼저 투자할 수 있습니다.”

 

서로 사업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방이 먼저 움직여야 자신도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런 Chicken-and-Egg Problem(선후관계 교착)이 생기면 자본이 충분해도 사업이 진행되지 않습니다.

정부가 끼어들 공간은 여기서 생깁니다.


폐쇄된 핵시설이 세계 최대 AI 캠퍼스로 바뀌는 데 정부가 한 일은 무엇일까요?

2026년 3월 U.S. Department of Energy, DOE(미국 에너지부)와 Department of Commerce, DOC(미국 상무부)는 Ohio주 Pike County의 Portsmouth Gaseous Diffusion Plant(포츠머스 가스확산공장) 부지를 활용한 대규모 Public-Private Partnership(민관협력)을 발표했습니다.

 

여기는 과거 우라늄을 농축하던 연방 핵시설인데, 이 시설을 활용하기 위해 계획된 규모가 상당합니다.

SoftBank Group(소프트뱅크그룹)의 SB Energy는 최대 10GW AI 데이터센터와 이를 지원할 10GW 신규 발전설비를 계획했습니다. DOE 발표 기준으로 발전설비 가운데 최소 9.2GW는 천연가스 발전입니다. (The Department of Energy's Energy.gov)

대형 원전 한 기를 대략 1GW로 생각하면 발전설비만 원전 10기 수준입니다.

 

이렇게 큰 발전 설비면 전력을 옮길 설비도 따로 필요합니다.

SB Energy와 AEP Ohio는 $4.2B(약 5조8,800억원) 규모의 신규 송전망에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에는 765kV 송전선과 변전소 4곳이 포함됩니다. DOE 설명에서는 SB Energy가 이 비용을 부담해 일반 Ohio 전력소비자의 요금으로 전가하지 않는 구조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The Department of Energy's Energy.gov)

 

정부는 땅을 제공할뿐 10GW 데이터센터 건설비를 대신 내는 것은 아닙니다.

2026년 4월 DOE 자료를 보면 Pike County Portsmouth DC LLC가 Portsmouth 부지 가운데 약 189 acres, 약 76만㎡를 AI·Cloud Data Center 용도로 임차했습니다. (The Department of Energy's Energy.gov)

 

그런데 일반 산업단지를 빌려주는 것과는 달랐습니다.

과거 핵시설이기 때문에 환경정화와 연방정부 재산관리 문제가 따라붙었습니다.

DOE의 임대권한에는 42 U.S.C. §7256(c)~(f)가 사용됐고, 환경 관련해서는 CERCLA §120(h)10 CFR Part 770도 적용됐습니다. DOE의 2025년 부지임대 문서에 이 법적 근거가 명시돼 있습니다. (The Department of Energy's Energy.gov)

 

민간사업자 입장에서 이 사업의 매력은 “정부 땅이라 싸다” 정도로 보기 어렵습니다.

훨씬 중요한 것은 대규모 부지, 환경정화, 발전, 송전, 인허가를 하나의 프로젝트로 묶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입니다.

 

정부 담당자 입장에서도 계산이 있습니다.

폐쇄된 핵시설 부지를 계속 보유하면 관리·정화비용이 들어갑니다. 활용하면 민간의 발전·송전투자를 끌어오면서 지역 일자리와 경제활동도 만들 수 있습니다. DOE는 건설기간 약 10,000개, 운영단계 2,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The Department of Energy's Energy.gov)

 

필자는 이 사업에서 새로운 P3의 모습이 상당히 잘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민간사업자의 매출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민간이 혼자 확보하기 어려운 부지와 공공절차를 해결합니다.


인허가 기간도 이제는 금융조건입니다

Portsmouth 사업에는 2026년 6월 FAST-41이 적용됐습니다.

PORTS Technology Campus는 High-Performance Computing(고성능컴퓨팅) 분야 최초의 FAST-41 적용사업입니다. (Permitting Council)

FAST-41은 여러 연방기관이 따로 처리하던 환경검토와 인허가 일정을 하나의 체계에서 조정하고, Permitting Dashboard(인허가 공개관리체계)를 통해 일정과 책임기관을 관리하는 제도입니다.

법적 근거는 42 U.S.C. §4370m 이하입니다.

현행법은 적용분야에 Artificial Intelligence and Machine Learning(인공지능·머신러닝), High-Performance Computing, Advanced Computer Hardware and Software, Data Storage, Energy Storage까지 명시합니다.

일반적인 Covered Project(적용대상사업)는 NEPA(Environmental Policy Act·국가환경정책법) 검토 대상이고 총투자액이 $200M(약 2,800억원)을 넘으면서 간이절차 대상이 아닌 대형사업 등이 포함됩니다. (법률 정보 기관)

 

정부 담당자에게 인허가는 행정절차일 수 있지만, 민간사업자에게는 수십억, 수백억원이 움직이는 금융조건입니다.

Financial Close 이후 공사가 1년 늦어지면 IDC(Interest During Construction·건설기간이자)가 늘어납니다. Equity가 먼저 투입됐다면 IRR(내부수익률)도 떨어집니다.

 

AI 인프라는 기술세대가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몇 년 늦게 시장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Technology Risk(기술위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정부가 사업자에게 $500M을 직접 보조하는 것과 인허가 불확실성을 2년 줄이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가치 있는 지원인지는 사업마다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이 앞으로 한국에서도 꽤 중요해질 것이라고 봅니다.

정부지원의 단위를 항상 “예산 얼마”로만 생각하면 실제 민간이 원하는 지원과 어긋날 수 있습니다.


송전망에서는 정부가 아예 ‘첫 번째 고객’이 됩니다

새로운 P3의 구조가 더 선명하게 보이는 제도는 Transmission Facilitation Program, TFP(송전촉진프로그램)입니다.

2021년 Infrastructure Investment and Jobs Act, IIJA(인프라투자 및 일자리법) §40106으로 도입됐고 현재 42 U.S.C. §18713에 규정돼 있습니다.

프로그램 규모는 $2.5B(약 3조5,000억원)입니다.

 

일반적인 보조금과는 구조가 다릅니다.

DOE는 적격 송전사업에 Capacity Contract(송전용량계약), Loan(융자), Public-Private Partnership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The Department of Energy's Energy.gov)

 

그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Capacity Contract입니다.

DOE가 민간 송전선의 최대 50% 용량을 최대 40년 동안 먼저 계약할 수 있습니다. (법률 정보 기관) 그렇다고 정부가 전기를 실제로 40년 동안 쓰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단지 정부가 Anchor Customer(앵커고객·최초 핵심고객)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송전사업의 PF를 생각해보면 이유가 보입니다.

은행은 장기 이용계약을 원하는데, 전력회사나 발전사업자는 송전선이 실제로 완공될 확신이 생겨야 장기계약을 맺습니다.

송전사업자는 다시 고객계약이 있어야 금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서로 기다립니다.

 

DOE가 먼저 일부 Capacity를 계약하면 이 연결고리가 끊어집니다.

법에도 목적이 상당히 분명하게 들어 있습니다. 정부 Capacity Contract는 추가 고객의 송전용량 계약을 유도하고 민간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DOE는 프로젝트가 충분한 민간계약을 확보하면 빠져나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The Department of Energy's Energy.gov)


법은 ‘정부가 없으면 안 되는 사업’에만 들어가라고 합니다

TFP에서 제가 가장 눈여겨본 조항은 42 U.S.C. §18713(i)입니다.

지원사업을 결정할 때 DOE는 단순히 “좋은 송전사업인가?” 보다 먼저 검토하는 요건이 있습니다.

공익성이 있어야 하고, 정부지원이 없으면 해당 사업이 적기에 건설되지 않거나 충분한 용량으로 건설되기 어려워야 하며, 장래 Revenue를 통해 정부 투입비용을 회수할 가능성도 있어야 합니다. (법률 정보 기관)

 

정부 담당자에겐 상당히 챌린지한 부분입니다.

왜냐하면 사업성이 아예 없는 사업에 정부가 들어가면 안 되지만, 반대로 사업성이 완벽하고 이미 모든 고객을 확보했다면 정부가 들어갈 이유가 없습니다. DOE도 TFP가 이미 Fully Subscribed(용량이 전부 계약된) 사업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합니다. (The Department of Energy's Energy.gov)

 

지원의 대상은 그 사이입니다.

사업성은 있지만 시장이 아직 첫발을 떼지 못해 Financial Close가 막혀 있는 사업.

 

이 지점이 P3와 일반 보조금을 가르는 데 꽤 중요한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민간사업자도 “우리 사업이 안 되니 정부가 돈을 달라”고 해서는 설득력이 약합니다.

 

오히려 이렇게 보여줘야 합니다.

“초기 Market Risk의 일부만 해결되면 이후에는 민간계약과 사업수익으로 스스로 굴러갑니다.”

 

정부와 민간이 바라보는 사업의 적정성 기준이 여기서 만납니다.


실제 TFP에서도 정부가 들어왔다고 모든 사업이 살아나지는 않았습니다

2024년 10월 DOE는 두 번째 TFP Capacity Contract 선정에서 네 개 송전사업에 약 $1.5B(약 2조1,000억원)을 조건부로 투입했습니다.

1,000 miles(약 1,609km)의 송전망과 7,100MW 신규용량입니다. (The Department of Energy's Energy.gov)

 

그런데 이후 일부 사업은 계약에서 빠졌습니다. Cross-Tie Transmission Line은 2025년 11월, SWIP-N은 2026년 6월 Facilitation Agreement 종료를 통보했습니다. (The Department of Energy's Energy.gov)

 

정부가 최초고객이 됐다고 사업성이 새로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사업비 상승, 토지확보, 인허가, 경쟁사업, 시장수요가 바뀌면 결국 사업이 멈출 수 있습니다.

P3는 Market Failure를 고칠 수는 있지만 Bad Project를 Good Project로 바꾸는 마법은 아닙니다.

 

이건 교통 P3에서도 계속 봤던 이야기입니다.


Virginia는 반대로 ‘너무 많이 유치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데이터센터 정책에서 Virginia(버지니아)는 거의 반대편의 사례입니다.

오랫동안 세제혜택을 이용해 데이터센터를 적극적으로 유치했고 Northern Virginia(북버지니아)는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집적지 가운데 하나가 됐습니다. 

법적 기반은 Virginia Code §58.1-609.3입니다. 일정 요건을 충족한 데이터센터의 Server(서버), Router(라우터), Cooling Equipment(냉각설비), Backup Generator(비상발전기) 등에 Sales and Use Tax(판매·사용세)를 면제해줍니다.

 

장기 초대형 투자에 대한 조건도 상당합니다. 현행 §58.1-609.3(19)는 $100B(약 140조원) 이상의 누적투자와 2,500개 이상 일자리 등의 요건을 충족하면 세제혜택을 2050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합니다. (Virginia Law)

 

세제지원 효과도 작지 않습니다. Virginia Department of Taxation(버지니아주 세무국)의 2026년 보고서에 따르면 FY2024~2025 기간 세제면제와 관련된 State·Local Tax Revenue는 약 $5.346B(약 7조4,838억원)로 추정됐고, 세제혜택 약 $3.234B(약 4조5,276억원)을 빼면 순세수는 약 $2.112B(약 2조9,568억원)입니다. Revenue-to-Cost Ratio는 1.7이었습니다. (RGA Virginia)

과거 JLARC 분석에서는 세제혜택을 받은 데이터센터 투자 가운데 약 90%가 혜택이 없었다면 Virginia에서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RGA Virginia)

 

산업유치 정책으로만 보면 성공에 가깝습니다만, 문제는 너무 성공해서 전력인프라가 따라오지 못한다는 것이 었습니다.

JLARC(Joint Legislative Audit and Review Commission·버지니아 주의회 감사·정책평가기관)는 데이터센터 때문에 앞으로 대규모 신규 발전과 송전투자가 필요하고, Dominion Energy 일반가구의 발전·송전비용이 2040년 현재가격 기준 월 $14~37(약 1만9,600~5만1,800원)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Virginia's JLARC)

이렇게 새로운 상황이 발생하면 정부 담당자의 고민이 달라집니다.

 

처음에는

“어떻게 투자기업을 유치할까?”

 

였다면,

 

이제는

“그 기업 때문에 필요한 수십억 달러의 전력망 비용을 누가 부담해야 할까?”

 

가 됩니다.

처음부터 이러한 부작용을 고려해서 정책을 만들면 되지 않냐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담당자가 사람인 이상, 비용, 법령, 정책 우선순위라는 제약하에서 모든 것을 만족하면서 진행하기는 사실상 쉽지 않다는게 현실입니다.


Virginia가 만든 답은 ‘오래 쓸 것을 계약으로 증명하라’입니다

Virginia State Corporation Commission, SCC(버지니아주 공공서비스규제위원회)는 대규모 전력사용자를 위한 새로운 요금·계약체계를 만들었습니다. 2027년 이후 신규 대형 Load(전력수요)는 최소 14년 동안 계약을 유지해야 합니다.

실제 전력을 예상보다 적게 사용하더라도 Transmission·Distribution Cost(송전·배전비)의 최소 "85%"를 지급해야 합니다.

신용도가 부족한 고객에게는 계약기간 최소지급액의 최대 "60%"에 해당하는 Collateral(담보)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Virginia SCC)

 

왜 이렇게까지 할까요? 

전력회사가 특정 데이터센터를 위해 $2B짜리 송전망을 먼저 만들었는데 5년 뒤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철수한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남은 투자비가 일반 가정의 전기요금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업자에게 말하는 것입니다.

“당신의 수요 때문에 장기 인프라를 건설하니, 당신도 그 수요가 실제라는 것을 장기계약과 담보로 증명하십시오.”

 

이건 전력요금제이지만 계약구조를 보면 P3에서 익숙한 Risk Allocation(위험배분)과 매우 비슷합니다.

 

Ohio에서도 같은 문제가 나타났습니다.

AEP Ohio의 Data Center Tariff(데이터센터 전용요금제) 시행 뒤 2026년 2월까지 사업자들이 Collateral을 제공하고 Binding Contract(구속력 있는 계약)를 체결한 수요가 5,642MW입니다. 기존 계약 12,219MW와 별도입니다. AEP는 후보수요 13,022.7MW 가운데 실제 금융·법적 약속을 할 사업자만 남기는 과정에서 최종 5,642MW가 계약됐다고 설명했습니다. (AEP Ohio)

 

이 숫자가 보여주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신청서에 적힌 수요와 실제 돈을 걸고 계약할 수요는 다릅니다.

정부와 Utility(공공전력회사)의 역할은 민간의 수요 전망을 그대로 믿는 것이 아니라
계약 가능한 수요로 걸러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시민들의 시선도 바뀌고 있습니다

산업정책에서 이 부분을 놓치면 안 됩니다.

Washington Post와 George Mason University Schar School(조지메이슨대 샤르스쿨)의 2026년 조사에서 자신의 지역에 새로운 데이터센터가 들어오는 데 편안하다고 답한 Virginia 유권자는 "35%"였습니다. 2023년에는 "69%"였습니다. (The Washington Post) 불과 3년 사이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습니다.

 

이유도 이해할 만합니다.

전기요금, 송전선, 물 사용, 대규모 토지개발 문제가 실제 생활권으로 들어오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2026년 7월 Goochland County에서는 870 acres, 900MW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놓고 주민들의 공개적인 반대가 이어졌습니다. (Virginia Mercury) 같은 달 Prince William County는 최대 약 2,000 acres, 43 million square feet 규모 개발이 가능했던 Dulles Cloud South 데이터센터 계획을 부결했습니다. (Virginia Mercury)

 

민간사업자의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데이터센터를 유치한다고 해놓고 전력망과 지역 인허가를 제때 해결하지 못하면 수십억 달러 투자가 그대로 묶입니다. 

지역주민 입장에서는 반대입니다. 기업의 수익을 위해 발전소·송전선과 환경부담을 지역이 떠안는데 실제 일자리나 생활편익은 기대보다 적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정부 담당자가 가장 어려워지는 지점입니다. 

투자액이 크다고 좋은 사업이라고 할 수도 없고, 주민이 반대한다고 무조건 나쁜 사업이라고 볼 수도 없습니다.

 

P3가 장기간 유지되려면 결국 누가 편익을 얻고 누가 비용을 부담하는지가 납득 가능해야 합니다.


왜 하필 지금 이런 분야에서 P3가 필요해졌을까요?

저는 이 질문을 조금 길게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SOC에서는 공공수요가 먼저였습니다. 정부가 도로와 철도, 댐이 필요하다고 결정하고 인프라를 건설했습니다.

1990~2010년대 P3는 여기에 민간의 자본과 건설·운영능력을 결합했습니다. 최근 데이터센터와 전력인프라는 순서가 뒤집힙니다.

민간의 기술투자가 먼저 움직이고 공공 인프라가 뒤에서 따라갑니다.

 

AI기업은 몇 년 안에 데이터센터를 지으려 합니다. 하지만 발전소, 송전망, 변전소, 가스관, 환경평가, 토지보상은 그렇게 빠르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되면 민간의 투자주기와 공공 인프라의 구축주기가 어긋납니다.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민간투자가 다른 지역으로 갑니다. 반대로 정부가 발전소·송전망·세금까지 모두 대신 부담하면 민간의 수익을 공공이 보조하는 구조가 됩니다.

결국 필요한 것은 그 중간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선은 그을 필요가 있습니다. Virginia처럼 Tax Incentive(세제혜택)를 제공한다고 모두 P3라고 부를 수는 없습니다.

기업유치정책과 P3가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닙니다.

공공과 민간 사이에 장기간의 역할·비용·위험 가운데 적어도 일부가 계약적으로 연결될 때
P3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으면 산업단지 조성부터 세액공제까지 전부 P3가 되어버립니다.


정부 담당자와 민간사업자는 같은 사업을 다르게 봅니다

이 글의 사례를 정부와 민간의 책상 위에 각각 올려놓으면 질문이 상당히 달라집니다.

 

정부 담당자가 묻는 것 민간사업자가 묻는 것
정부지원이 없으면 정말 사업이 안 되는가? 부지와 전력을 언제 확정할 수 있는가?
민간에게 넘길 수 있는 비용은 무엇인가? 정부가 책임질 인허가·정화·접속 위험은 무엇인가?
일반 국민에게 비용이 전가되지 않는가? 정책이 5~10년 뒤에도 유지되는가?
지원이 끝난 뒤 자립할 수 있는가? Financial Close 가능한 계약이 있는가?
지역사회가 얻는 편익은 무엇인가? 주민·환경 리스크를 누가 조정하는가?

 

양쪽의 이해가 완전히 일치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달라야 정상입니다.

문제는 각자가 통제할 수 없는 위험을 상대에게 넘기려고 할 때 생깁니다. 예를 들면, 정부가 기술수요를 보장해서는 안 되고, 민간이 정부만 해결할 수 있는 인허가와 공공부지 위험을 떠안는 것도 효율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P3의 오래된 원칙 하나는 AI 시대에도 그대로 남습니다.

 

위험은 그 위험을 가장 잘 통제할 수 있는 주체에게 둬야 합니다.


제가 이 사례들을 보고 P3 대상시설을 보는 기준도 조금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어떤 시설이 P3에 적합한지를 볼 때 이런 질문부터 떠올렸습니다.

사용료를 받을 수 있는가.
정부지급금을 만들 수 있는가.
민간수익이 충분한가.

 

물론 여전히 중요한 질문입니다.

 

그런데 데이터센터와 전력망을 보고 나니 하나를 더 넣어야 할 것 같습니다.

“민간이 투자할 의사와 자본은 충분한데, 공공만이 풀 수 있는 병목 때문에 투자가 막혀 있는가?”

 

그렇다면 P3가 상당히 유용한 정책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정부가 민간 대신 사업을 해주는 방식이어서는 안 됩니다.

Portsmouth에서는 연방부지와 환경정화, 인허가가 공공의 역할이었습니다.

TFP에서는 초기 시장형성 위험 일부를 정부가 한시적으로 맡았습니다.

Virginia에서는 오히려 데이터센터 때문에 발생하는 장기 전력망 비용을 민간에게 다시 돌려주고 있습니다.

방향은 서로 다르지만 원리는 같습니다.

공공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공공이 해결하고,
민간사업에서 발생하는 기술·건설·운영·상업위험과 투자비는 가급적 민간에 남깁니다.

 

저는 앞으로의 P3에서는 “얼마의 민간자본을 유치했느냐”보다 이 질문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봅니다.

정부가 개입해서 정확히 어떤 Market Failure(시장실패)를 없앴고, 그 대가로 국민은 얼마를 부담했는가?

 

이 두 숫자가 같이 나와야 정책의 성적표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미래교통으로 가면 이 질문이 훨씬 어려워집니다

데이터센터에는 이미 고객이 있습니다. 전력에는 이미 시장이 있습니다.

정부가 병목을 풀어주면 민간이 이후의 수익을 스스로 만들 가능성이 비교적 분명합니다.

 

그런데 UAM(Urban Air Mobility·도심항공교통), Autonomous Vehicle(자율주행차), Hyperloop(하이퍼루프) 같은 미래교통은 한 단계 더 불확실합니다. 기술 자체가 아직 변하고 있고 이용수요도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Vertiport(버티포트·수직이착륙장)는 먼저 지어야 할까요, UAM 이용자가 충분히 생긴 뒤 지어야 할까요?

자율주행차를 위해 도로와 통신 인프라를 정부가 먼저 깔아야 할까요, 자동차 제작사가 기술적으로 해결하도록 두는 것이 맞을까요?

Hyperloop처럼 아직 상업적 운영모델이 확립되지 않은 교통수단에 20~30년짜리 Project Finance를 붙이는 것이 가능할까요?

 

데이터센터에서는 민간이 투자하려는데 정부가 병목을 풀어주는 문제였다면 미래교통에서는 한 단계 더 나갑니다.

시장 자체가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누가 먼저 인프라 위험을 부담해야 하는가라는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68에서는 이 질문을 따라가보려고 합니다.

 


핵심 참고자료

  1. 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oratory, LBNL(로런스버클리국립연구소) LBNL 2025 Data Center Energy Usage Update
  2. U.S. Department of Energy, DOE(미국 에너지부) DOE Portsmouth AI Partnership
  3. DOE Portsmouth Fact Sheet DOE Portsmouth Fact Sheet
  4. DOE NEPA 자료 DOE Portsmouth 189-acre Lease 자료
  5. 42 U.S.C. §7256 / DOE Portsmouth Lease DOE Portsmouth Lease Legal Basis
  6. Permitting Council(미 연방 인허가개선위원회) PORTS Technology Campus FAST-41
  7. 42 U.S.C. §4370m 42 U.S.C. §4370m
  8. 42 U.S.C. §18713 – Transmission Facilitation Program 42 U.S.C. §18713
  9. U.S. Department of Energy – TFP DOE Transmission Facilitation Program
  10. DOE TFP Selections DOE TFP Selections
  11. Virginia JLARC(버지니아 주의회 감사·정책평가기관) JLARC Data Centers in Virginia
  12. Virginia State Corporation Commission, SCC(버지니아주 공공서비스규제위원회) Virginia SCC Data Center Rules
  13. Virginia Department of Taxation(버지니아주 세무국) Virginia Data Center Tax Exemption Report 2026
  14. AEP Ohio(AEP 오하이오) AEP Ohio Data Center Tariff Update
  15. Washington Post-Schar School Poll (The Washington Post)
  16. Virginia Mercury(버지니아 공공정책 전문언론) (Virginia Mercury)
  17. Reuters (Reuters)
반응형